헬레니즘시대의 우주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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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히파르코스의 관측천문학


히파르코스는 많은 다른 과학자처럼 지구중심설을 지지하였고, 행성의 운행 에 관해서는 이심원설을 주장하였다. 이심원설에는 고정된 이심원과 움직이는 이심원 두 종류가 있는데, 후자는 기하학적으로 주전원설과 같다. 그는 천동설을 고수하였지만 주전원과 이심원을 사용하여 관측된 현상과 모델의 일치에 합리적인 해석을 꾀하였다. 그리스 천문학이 단순히 기하학적 모델로 현상을 설명한 데 반하여 그는 천문학을 양적으로 취급하는 정밀과학으로 전환시켰 다. 그는 하늘에 관해 신비적이고, 미신적인 생각은 결코 하지 않았다. 또 천문계산에 삼각법을 체계적으로 사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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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파르코스의 발견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옛날의 천문관측 기록을 조사 하고 천체의 변화를 확인함으로써 춘분점과 추분점이 조금씩 이동하는 세차운 동이다. 이것은 지구의 지축이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물론 이 운동의 주기(26,000년)는 알지 못했지만 항성년과 회귀년의 길이가 같지 않 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회귀년의 길이를 365일 5시간 49분으로 잡았는 데 이것을 현대의 값과 비교한다면 불과 12초가 길 뿐이다. 또 춘분점, 하지점, 추분점, 동지점을 관측에 의하여 결정하였다. 이에 따르면 태양이 춘분점 에서 출발하여 동지점에 이르는 데 94.5일이 걸리고 하지점에서 추분점까지는 92.5일을 요한다. 그리고 태양은 187일간 적도 북쪽에 있고 나머지 178일간은 남쪽에 있다고 하였다. 또 그는 지구로부터 달까지의 거리를 측정하여 지구 지름의 30배라는 옳은 값을 산출해 내었다.


4. 고대 천문학의 완성 - 프톨레마이오스


천체의 운동을 수학적으로 정확하게 기술하기 위한 고대 서양인들의 노력은 고대 최후의 대천문학자였던 프톨레마이오스(Claudios Ptolemaios, 85-165) 혹은 톨레미(Ptolemy)의 지구 중심설에 의해 완결되었다. 프톨레마이오스에 대 해서는 거의 알려진 것이 없다. 그가 1세기 말에 태어났을 것이라는 추측과 127년부터 151년 사이에 알렉산드리아에서 관측하였다는 것이 알려진 전부이 다. 그래서 우리가 그에 대해 알 수 있는 근거는 『알마게스트』를 비롯한 그 의 저서뿐이다.

고대와 중세를 지배했던 프톨레마이오스 우주 구조를 체계적으로 서술한 『알마케스트』는 천문학 분야의 빼어난 저작으로 손꼽힌다. 그리스어로 된 원래 제목은 ‘수학적 편집’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었으나 후대의 주석가들이 이 뛰어난 저작을 다른 저술들과 구분시킬 목적으로 ‘위대한’(그리스어로 magiste)이라는 형용사를 덧붙였다. 여기에 아리바아의 번역가들이 아라비아 어 관사 ‘al’을 제목 앞에 붙여 『알마게스트』(Almagest)로 알려져 왔다. 프 톨레마이오스는 이 책에서 이전부터 내려오던 고대 그리스 천문학을 집약, 정 리하고 그 이론들을 반전시켜 하나의 완벽한 우주 모델을 만들어 내었다. 그리하여 이 책은 16세기 말까지 천문학의 표준적 교과서로 쓰였고 코페르니쿠스의 천문학 혁명도 이 책에서 출발할 만큼 고대로부터 르네상스시기에 이르기까지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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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마게스트』의 프톨레마이오스 우주 구조를 보도록 하자. 지구가 우주 의 중심이고 맨 바깥에 항성 천구가 있다. 항성 천구는 행성들이 도는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하루에 한 바퀴씩 돌아, 별자리가 1일 1회전하는 현상을 보여 주고 있다. 지구를 중심으로 행성들의 천구는 달,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 의 순서로 돌고 있다. 이러한 행성 천구들의 배열은 관측된 결과와 결코 부합될 수 없는 것이다. 배열뿐만 아니라 회전 주기, 행성들의 역운동도 그의 우주 체계에서는 설명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프톨레마이오스는 주전원과 이심원으로 이루어진 히파르코스의 우주 구조를 받아들였다. 여기 에다가 관측된 자료와 천구의 운동을 맞추려고 80개의 원을 사용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그의 우주 체계는 매우 복잡해지고 고도의 수학적 계산과 기술을 요하 게 했다. 이 때 사용한 주전원, 이심 원 등 80개의 원도 물리적으로 실재할 수 없는 것이고 단지 수학적으로 혹은 편의적으로 가정한 것이라고 간주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과정 에서 프톨레마이오스는 히파르코스 의 우주 모델에 대한 구상, 수학적 기술 등을 거의 그대로 쓰고 있다. 히파르코스의 『원에 있어서의 현』 13권 이 현존하고 있지 않아 비교할 수는 없지만 『알마케스트』의 상당 부분이 히 파르코스의 저작에 근거를 두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혹자는 히파르코스와 프톨레마이오스 사이에 진전된 것은 메넬라우스(Menelaus)의 구면 구적법을 사용한 것뿐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프톨레마이오스는 유클리드처럼, 이 전의 과학적 업적을 정리한 편집자에 불과하지만 그 편집 과정에서 보여 준 자료의 선택이라든지, 명료한 해석 등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

『알마케스트』는 총 13권으로 되어 있다. 제1권은 몇몇 예비적인 천문학의 내용이 언급되어 있고 히파르코스의 것을 발전시킨 삼각표가 실려 있다. 이 삼각표는 원의 반경을 60등분한 다음 그 한 등분을 단위로 하여 각 현의 길이 를 60진법으로 표현한 것이다. 제2권은 지구의 구형성으로 인해 발생하는 현 상들을 살피고 있으며, 제3권은 태양에 대해, 제4권과 제5권은 달에 대해 쓰고 있는데 이 세 권에서 주전원으로 지구 중심의 우주 구조를 설명해 내고 있다. 제6권은 일식과 달의 운동을 이론화하였고, 제7권과 제8권은 1,028개의 항성을 다루고 있다. 제9권, 제10권, 제11권은 행성에 대해 쓰고 있는데 특히 이 세 권이 프톨레마이오스의 총명함이 드러나는 부분이라 평가받고 있다. 제12권은 수성과 금성의 역운동, 제 13권은 행성 천구상의 위도에 대한 것이다.

프톨레마이오스의 체계는 복잡하기는 했지만 당시의 관측기술로 관측된 결과 와 가장 잘 부합했으며 미래의 천체의 위치를 비교적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 었다. 또한 일반인들의 상식과 쉽게 어울릴 수 있었으며 나아가 그리스 철학 자들의 지배적인 우주관, 특히 아리스토텔레스의 우주관과도 대부분 일치했다. 따라서 중세에 아리스토텔레스의 우주관과도 대부분 일치했다. 따라서 중세에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이 부활되어 기독교의 공식적인 신학체계의 틀을 형성 하자 그의 우주관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우주관과 결합되어 중세 기독교 세계의 공인된 우주체계로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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